솔직히 저는 영화 '아일라'를 몰랐습니다. 한국전쟁을 다룬 콘텐츠라면 빠짐없이 챙겨본다고 자부했는데, 터키에서 역대 5위 흥행을 기록한 이 영화를 이제서야 알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1950년 한반도에서 시작된 터키 군인 슐레이만과 전쟁고아 소녀 아일라의 이야기, 그것도 60년 만에 재회하는 실화라는 걸 알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한국전쟁과 터키 군인 슐레이만의 선택6·25 한국전쟁(Korean War)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동족상잔의 비극입니다. 여기서 동족상잔(同族相殘)이란 같은 민족끼리 서로를 죽이는 참혹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 이 전쟁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를 단 네 글자로 압축합니다. 저는 이 땅에서 불과 70여 년..
한국전쟁(6.25전쟁) 사망자는 남북한 민간인과 군인을 합쳐 300만 명을 훌쩍 넘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데, 군 입대를 몇 달 앞두고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달랐습니다. 단순히 '전쟁은 무섭다'는 감상을 넘어, 그 숫자 하나하나에 진태와 진석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게 실감 나서 한참 자리를 못 뜬 기억이 납니다. 형제애가 무너지는 과정 — 전쟁이 사람을 바꾸는 방식영화 초반의 진태는 종로 거리에서 구두를 닦으며 동생 학비를 대는 평범한 형입니다. 누가 봐도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사람이죠. 그런데 전쟁터에 끌려간 뒤 진태의 목표는 단 하나로 수렴합니다. 무공훈장(武功勳章), 즉 전투에서 뛰어난 공을 세운 군인에게 국가가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포상입니다. 여기서 무공훈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