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한 재난 액션물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변종 연가시라는 기생충 하나가 사회 구조 전체를 건드리는 방식이, 코로나19와 옥시 사태를 직접 겪어온 저한테는 그냥 스크린 속 이야기로 넘길 수가 없었거든요. 변종 연가시, 어떻게 인간을 숙주로 삼는가연가시는 원래 사마귀나 메뚜기 같은 육식성 곤충을 숙주로 삼는 사상충입니다. 여기서 사상충이란 실처럼 가늘고 긴 형태의 기생성 선형동물을 의미하는데, 숙주의 몸 안에서 영양분을 빼앗으며 성장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의 뇌 신경을 직접 자극해 물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방식으로 번식합니다.영화 속 변종 연가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포유류, 나아가 인간까지 숙주로 삼을 ..
내 아이를 위해 산 물건이 아이를 죽였다면, 부모로서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영화 '공기살인'은 실제로 있었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첫째 아이를 낳고 가습기를 장만했던 저로서는 이 영화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 사이였다면, 저 역시 아무 의심 없이 그 살균제를 사용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가습기 살균제가 폐를 굳힌 원리, 영화는 어떻게 보여줬나영화는 한 아이가 수영 중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평소 몸이 약해 결석이 잦았던 민우가 수영장에서 팔다리를 굳힌 채 가라앉는 장면, 그 짧은 장면 하나가 이후 두 시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아들의 폐 엑스레이를 들여다본 아버지이자 의사인 태우는 처음에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