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저는 인터넷을 떠돌던 장기밀매 괴담을 그냥 허무맹랑한 소문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해 수원에서 오원춘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괴담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공모자들'은 바로 그 불안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개봉했고, 저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사회적 경고로 다가왔습니다. 사회적 공포 — 괴담이 현실이 되던 그 시절영화를 보기 전 "그냥 잘 만든 스릴러겠지" 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난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009년 중국을 여행하던 신혼부부가 장기밀매 조직에 의해 피해를 입은 실제 사건이 이 영화의 모티브였다는 사실이, 화면 속 공포를 현실로 끌어당겼기 때문입니다.인신매매(human trafficking)란 쉽게 말해 사람을 물건처럼 ..
1986년 경기도 화성, 10명의 여성이 연쇄 살인마에게 희생됐고 사건은 33년간 미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은 바로 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이 사건을 접할 때마다 "왜 아직도 못 잡았지?"라는 답답함이 가슴을 눌렀는데, 그 감정이 이 영화와 정확히 맞닿아 있었습니다. 진범 '이춘재'가 검거된 시점에 다시 본 '살인의 추억'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 왔습니다. 수사기법 — 직감과 논리 사이, 그 처절한 간극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실화 기반이라고?"였습니다. 범죄수법, 수사 과정, 심지어 증거 부재 상황까지 당시 기록과 너무나 흡사하게 묘사돼 있어서 단순한 범죄 영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영화 속 두 형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