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영화 '대호'를 보고 나서 딱 그랬습니다. 단순한 호랑이 사냥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서야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천천히 실감이 됐습니다. 민족정기, 상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민족정기를 지우려 했던 일제의 민족말살정책호랑이가 우리 민족의 상징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단군 신화부터 올림픽 마스코트까지, 호랑이는 늘 우리 곁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대호'를 보고 나서야 그게 단순한 '마스코트 이상'의 의미였다는 걸 제가 직접 실감했습니다.산군(山君), 산령(山靈), 산신령(山神靈), 산중왕(山中王). 이 모든 호칭이 호랑이를..
12척으로 330척을 상대했다는 말, 사실 처음엔 좀 과장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명량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597년 정유재란, 조선 수군이 칠천량 전투에서 거의 궤멸된 직후 벌어진 명량 해전. 승산이 없는 게 아니라 아예 말이 안 되는 싸움이었습니다. 그 극단적인 상황을 충무공 이순신이 어떻게 뒤집었는지,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전략과 리더십의 관점에서 짚어봤습니다. 명량 해전, 숫자가 보여주지 못한 것들저는 어릴 때부터 이순신 장군이 '위대한 장군'이라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자랐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고, 위인전도 읽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명량을 보면서 처음으로 '이 사람이 그 순간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영웅이라는 타이틀 뒤에 가려진 고뇌가 처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