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미 끝난 사랑'을 굳이 다시 꺼내 볼 이유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스크린 속 정원과 은호의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아내와 처음 함께하던 시절이 자꾸 겹쳐 보였습니다. 이 글은 영화 속 장면들을 따라가며, 사랑이 왜 어긋나고 또 어떻게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지 직접 겪은 이야기와 함께 풀어봅니다. 초심을 잃을 때 사랑은 왜 어긋나는가영화에서 정원과 은호가 처음 만나던 장면을 보면서 제가 직접 느꼈는데, 두 사람이 바닷가에서 소원을 빌던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떤 현실도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습니다. 은호의 꿈은 다양한 엔딩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정원의 꿈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집'을 갖는 것. 두 사람의 꿈은 형태는 달..
살다 보면 "그때 그 선택만 없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문득 치고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저도 몇 년 전 돌이키기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나서 한동안 그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1999년 작 영화 은 바로 그 감정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기차를 향해 "나 다시 돌아갈래"를 절규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역사적인 명장면으로 손꼽히며 이 장면 하나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역순 구성이 '후회'라는 감정을 완성하는 방식영화는 2000년 현재의 김영호(설경구)가 강물에 뛰어들어 통곡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소풍 나온 사람들 속에서 홀로 절규하는 그 모습은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역순 구성, 즉 미래에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