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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 리뷰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 역사 왜곡)

필름아카이브 2026. 7. 23. 02:20

목차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막혀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제 증언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으로, 1943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슬프지만 마주해야할 역사인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영화 '귀향'
    슬프지만 마주해야할 역사인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영화 '귀향'

    일제강점기, 소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저도 처음엔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묵직하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예전에 마포구 직장을 다닐 때, 회사 근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소녀의 상을 마주했을 때, 글과 영상으로만 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그 기억이 영화를 보는 내내 겹쳐졌습니다.

    영화 속 배경인 1943년, 일본은 1931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태평양 전쟁을 확대하면서 아시아 각지의 일본군 주둔지에 위안소(慰安所)를 설치했습니다. 위안소란 일본군이 군 내 성범죄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시설로, 실질적으로는 여성들을 강제 감금하고 조직적으로 성착취를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 시설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식민지였던 조선, 중국, 타이완 여성들이 주로 동원되었고, 전선이 확대되면서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으로 피해가 번져나갔습니다.

    주인공 정민처럼 당시 소녀들은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기만적인 말에 속거나, 아무 설명도 없이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강제 동원(强制動員)이란 개인의 의사에 반해 폭력이나 협박, 기망(欺罔) 등의 방법으로 노동이나 성적 착취에 동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선택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범죄입니다. 출처: 통일부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최소 수만 명에서 많게는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위안소 설치 시작: 1931년 만주사변 이후 태평양 전쟁 전 기간에 걸쳐 운영
    • 피해 지역: 조선, 중국,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
    • 동원 방식: 취업 사기, 납치, 강압적 강제 연행 등 복합적 방법 사용
    • 피해 규모: 최소 수만 명~최대 20만 명 추정(학계 이견 있음)
    요약: 일본군 위안소는 전쟁 수행 중 조직적으로 운영된 반인도적 성착취 시설이며, 조선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여성들이 강제 동원된 명백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위안부 피해, 영화가 보여준 것과 감춰진 진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위안소에서의 참혹한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도, 유교적 편견과 사회적 낙인 탓에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조차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저를 더 무너지게 했습니다.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보면서 그 슬픔은 두 배가 됐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고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군이 패전을 앞두고 자신들의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위안부 여성들을 총살하는 장면까지 담았습니다. 이는 실제 역사적 사실로, 1944년 9월 이후 일본군은 자신들의 전쟁 범죄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적인 증거 인멸과 피해자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전쟁 범죄(戰爭犯罪)란 전시 국제법을 위반하여 민간인이나 포로 등을 대상으로 저지른 반인도적 행위를 의미합니다. 위안부 동원과 학살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규정하는 반인도적 범죄의 범주에 해당합니다.

    특히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 건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 자료들입니다. 어떤 다큐멘터리나 영화보다 그 그림 한 장이 당시의 공포와 절망을 더 선명하게 전달했습니다. 출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생존 피해자들의 증언과 기록을 수집·보존하며 이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 <귀향> 역시 바로 이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역사적 트라우마(Historical Trauma)란 특정 집단이 세대를 넘어 공유하는 심리적·사회적 상처를 뜻합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귀환 후에도 수십 년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또 다른 폭력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일찍 따뜻하게 보듬어줬다면 어땠을까,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을 그 생각만 했습니다.

    요약: 위안부 피해는 전쟁 중 만행에 그치지 않고, 귀환 후 사회적 낙인이라는 이중 피해로 이어진 반인도적 역사이며, 생존자들의 증언이 그 진실의 핵심입니다.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위안부 문제를 '자발적 매춘'이라 주장하거나 역사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안에서도 그런 역사 왜곡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고,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역사 왜곡(歷史歪曲)이란 역사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은폐하여 거짓된 인식을 심는 행위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수많은 피해자의 증언과 문서 기록이 남아 있는 역사는 어떤 방식으로도 덮을 수 없습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된 생존자는 단 5분만 남아 계십니다. 이분들이 살아 계신 동안 일본의 진심 어린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피해자 당사자들이 수십 년간 요구해온 최소한의 정의입니다. 단순히 지난 슬픈 역사가 아닙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듯이, 이 문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 영화 <귀향> 같은 작품을 직접 보고, 주변에 알리기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나눔의 집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하거나 후원하기
    • 역사 왜곡 발언에 침묵하지 않고, 팩트 기반으로 반박하는 용기 갖기
    • 수요시위 등 피해자 지지 활동에 관심 갖고 연대하기

    우리의 관심이 지난 역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힘이 된다는 것을 저는 소녀의 상 앞에서 처음으로 몸으로 느꼈습니다. 오래 전 그 날 마포구 박물관 앞에서 잠시 멈춰 섰던 그 감각이, 지금도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요약: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사실을 기억하고 알리는 것이며, 피해자가 살아 계신 지금이 행동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귀향은 실화 기반인가요?

    A. 네, 실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조정래 감독이 2016년 발표했으며, 특히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이 작품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픽션이 아니라 기억된 역사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입니다.

     

    Q. 위안부 피해자가 지금 몇 분이나 생존해 계신가요?

    A. 2024년 기준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분입니다. 한때 240여 명에 달했던 등록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분들이 살아 계신 동안 일본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Q.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적이 있나요?

    A.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일본 정부는 담화를 흔들거나 역사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후퇴해왔습니다.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 배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Q.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있나요?

    A. 나눔의 집,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정의기억연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피해자 생활 지원, 역사 기록 보존, 국제 연대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방문하거나 후원으로 연대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영화 <귀향>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스크린 속 정민이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장면이 아니라, 살아 돌아와도 아무도 편이 되어주지 않았던 피해자들의 현실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일찍 이분들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피해자가 5분밖에 남지 않은 지금, "기억하겠다"는 말은 더 이상 위로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보고 나서 그 감정을 혼자 안고 끝내지 마시고, 한 사람에게라도 이야기해 주십시오. 역사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 한 명 한 명의 기억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0n4Jp6ke3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