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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더 록' 리뷰 (험멜 장군, 국가유공자, 잊혀진 영웅)

필름아카이브 2026. 9. 28. 03:13

목차


    2026년 9월 21일, 북한의 대남도발로 추정되는 지뢰 폭발로 대한민국 군인 3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순간, 저는 영화 '더 록'의 험멜 장군이 떠올랐습니다.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는 그 분노, 영화 속 이야기인데도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액션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해준 영화 '더 록'
    액션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해준 영화 '더 록'

    험멜 장군이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영화 '더 록'(The Rock, 1996)에서 험멜 준장은 미 해군 무기창고에 침입해 VX 가스가 탑재된 미사일 16기를 탈취합니다. VX 가스(VX nerve agent)란 극소량으로도 인체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화학무기로, 유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이 금지한 대량살상무기입니다. 쉽게 말해 한 방울이면 사람 하나를 죽일 수 있는 물질입니다.

    험멜은 단순한 악당이 아닙니다. 세계 각지 비밀 작전에서 부하들을 잃었지만, 정부는 그 희생을 공식 기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유령 작전(Black Operation), 즉 정부가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비밀 임무에 투입된 병사들은 전사해도 유가족이 보상은커녕 사망 사실조차 제대로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험멜이 요구한 건 단 하나, 작전 수행 중 희생된 83명의 대원 유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영화의 빌런은 단순한 권력욕이나 돈 때문에 움직이는데, 험멜의 동기는 달랐습니다. 틀린 방법을 썼지만, 그 분노의 뿌리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범죄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건 명백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분노가 어디서 왔는지를 외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제가 직접 국가유공자분들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분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보상도, 인정도 받지 못하는 현실은 영화 밖에서도 존재합니다. 험멜의 협박이 향한 곳이 적국이 아닌 자국 정부였다는 사실, 그게 이 영화를 단순한 액션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 VX 가스: 유엔 화학무기금지협약(CWC) 금지 대량살상무기, 신경계 마비 유발
    • 유령 작전(Black Operation): 정부가 존재를 공식 부인하는 비밀 군사 임무
    • 험멜의 요구: 비밀 작전 전사자 83명 유가족에 대한 보상금 지급
    • 알카트라즈: 샌프란시스코만의 섬형 연방 교도소, 철옹성 같은 보안으로 유명
    요약: 험멜 장군의 분노는 국가를 위해 희생됐지만 잊혀진 병사들에 대한 무보상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현실의 국가유공자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잊혀진 영웅들,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2015년 DMZ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 군 하사 두 명이 다리를 잃었을 때, 저는 그 사건을 뉴스 너머로만 접하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숫자로 읽히는 부상자 통계가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군 복무 중 부상을 당한 분들, 베트남전에 파병됐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평생을 싸워온 분들, 한국전쟁 참전 용사분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그분들이 얼마나 제도의 변두리에 놓여 있는지를 직접 겪어보니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국가보훈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가유공자 등록 인원은 약 84만 명에 달합니다(출처: 국가보훈부). 그 숫자가 크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아직 등록조차 못 한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국가유공자(國家有功者)란 국가를 위한 직무 수행 중 상이를 입거나 사망한 분들과 그 가족을 법으로 보호하는 제도적 명칭입니다. 쉽게 말해 나라가 '우리가 책임진다'고 약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 약속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후손이 역사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동안, 정작 보훈 대상자들은 선거철마다 정치적 도구로만 소비됩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 바로 그때입니다. 진심으로 그분들의 고통을 걱정하는 정치인이 몇이나 되는지, 솔직히 세어보면 손가락이 남습니다.

    이번 2026년 9월 북한 도발 추정 지뢰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여야가 일제히 달려들었지만, 그 관심이 부상 군인의 회복을 향한 것인지 정치적 공방을 위한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상호확증억제(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 개념처럼, 어떤 도발도 상대에게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원칙이 군사 전략의 기본입니다. 여기서 MAD란 어느 한쪽이 먼저 공격하면 상대방도 반드시 보복 공격을 가해 양측 모두 파멸한다는 핵 억지력의 핵심 논리입니다. 그 억지력을 지탱하는 건 첨단 무기가 아니라 전방에서 밤을 새우는 병사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습니다.

    한국전쟁 정전 이후 70년 넘게 분단 상태를 유지하는 나라에서(출처: UN), 군 복무의 무게는 의무의 문제이기 이전에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 무게를 직접 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예우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험멜 장군의 분노는 스크린 밖에서도 언젠가 다시 소환될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 국가유공자 84만 명이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현실과 정치적 도구화 문제는, 영화 속 험멜의 분노가 단순한 픽션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더 록'에서 VX 가스가 실제로 존재하는 무기인가요?

    A. 네, VX 가스는 실존하는 화학무기입니다. 1997년 발효된 유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의해 제조·보유·사용이 전면 금지된 물질로, 피부 접촉만으로도 치명적인 신경독 작용을 일으킵니다. 영화에서 굿스피드가 뇌관 분리에 목숨을 거는 장면은 이 가스의 살상력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Q. 험멜 장군은 왜 알카트라즈를 작전 거점으로 선택한 건가요?

    A. 알카트라즈는 샌프란시스코만 한가운데 위치한 섬형 교도소로, 천연 해자(海字)인 차가운 바닷물과 미로 같은 내부 구조 때문에 역사상 탈출 성공 사례가 없는 철옹성으로 유명합니다. 험멜은 관광객을 인질로 잡고, 정부가 섬을 쉽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이 지형적 이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Q. 국가유공자와 보훈 대상자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국가유공자는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전상군경, 공상군경, 무공수훈자 등으로 분류되어 법적 보호와 지원을 받는 분들입니다. 보훈 대상자는 이보다 넓은 개념으로, 국가유공자 외에 독립유공자, 참전 유공자 등을 포함합니다. 제가 이 분야 일을 하면서 느낀 건, 법적 명칭보다 실질적인 생활 지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Q.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이란 무엇인가요?

    A. 목함지뢰(木函地雷)란 금속 탐지기에 탐지되지 않도록 나무 상자 안에 폭발물을 넣은 지뢰입니다. 2015년 DMZ에서 우리 군 하사 2명이 이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은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금속 성분이 극히 적어 일반적인 지뢰 탐지 장비로는 발견이 어렵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한 무기로 분류됩니다.

     

    결론

    '더 록'은 통쾌한 액션 영화이지만, 그 안에는 불편한 질문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을 나라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가. 험멜이 선택한 방식은 분명 잘못됐지만, 그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구조는 영화 밖에서도 유효합니다.

    이번 북한 도발 추정 사건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만 바랐습니다.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와 발표로 우리 군 장병의 희생이 정치적 소비재가 되지 않기를.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는 것, 직접 이 일을 하면서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어딘가의 전방에서 밤을 새우는 누군가를, 잠시 떠올려 봐 주셨으면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gA_kBfC3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