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그게 좋은 영화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개봉 당시 한국 최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는 실제로 존재했던 684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1.21사태를 먼저 접했는데, 그 계기가 좀 특별했습니다. 아내, 아이들과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에 자주 오르는데, 그 길목에 1.21사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그 길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역사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1.21사태, 그리고 복수를 위해 태어난 684부대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1968년 1월, 무장 공작원 31명이 휴전선을 넘어 단 5일 만에 청와대 코앞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을. ..
솔직히 저는 제주도를 수십 번 출장으로 오가면서도 그곳에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걸 몰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아름다운 섬이라는 인식만 있었을 뿐, 그 땅이 품고 있는 슬픔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었던 셈이죠. 영화 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제가 무엇을 모르고 지나쳤는지 깨달았습니다. 성산일출봉 너머에 숨어 있던 제주 4.3사건의 역사제주 출장이 잦아지면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제주를 그냥 '편한 곳'으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올레길을 걷고, 오름에 올라 사진을 찍고, 해산물을 먹으면서 이게 제주의 전부인 줄 알았죠.그러다 어느 날 성산일출봉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터진목'이라는 팻말 앞에 멈춰 서게 됐습니다. 제가 직접 그 앞에 서 봤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지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