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총을 든 저 병사들은 도대체 왜 싸우는 걸까, 라는 질문입니다. 웰컴 투 동막골을 다시 꺼내 본 건 우연이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념이라는 말을 모르던 평범한 사람들이 이념 때문에 죽어간 전쟁. 그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전쟁영화인데 왜 이렇게 웃긴 걸까솔직히 처음 볼 때는 좀 의아했습니다. 분명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인데 劇 전반부 내내 저도 모르게 웃고 있었거든요.1950년 11월, 인천상륙작전 이후 전선이 요동치던 시절. 후퇴하던 인민군 두 명과 부대에서 이탈한 국군 한 명이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습니다. 거기서 만난 건 전쟁이 난 줄도 모르는 마을, 동막골이었습니다. 총이 뭔지, ..
정전협정이 체결된 그 날 밤 10시, 효력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병사들은 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 하나로 영화 '고지전'이 기존 한국전쟁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와는 다르게 영웅도 없고, 승리의 환호도 없이 끝나는 전쟁 영화. 그게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반전영화로서의 고지전 — 에록고지가 말하는 것영화 '고지전'의 배경인 '에록고지'는 실제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가상의 장소입니다. 이 두 고지는 6.25전쟁 후반, 철의 삼각지대(평강·철원·김화)를 둘러싼 치열한 전투의 핵심 거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어느 쪽도 빼앗길 수 없는 보급로의 목줄 같은 곳이었던 셈입니다.제가 이 영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