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월미도에 인천상륙작전 기념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몰랐습니다. 인천 서구에 가족들과 바람 쐬러 수도 없이 찾던 그 섬에 한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작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니,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가슴 한쪽이 묵직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 은 그 기억과 맞물리면서 단순한 전쟁 오락물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숨은 영웅들이 만든 작전 — 팩트로 보는 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 북한군이 한반도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던 그 시점에 맥아더 장군이 구상한 것이 바로 인천상륙작전(Operation Chromite)입니다. 여기서 크로마이트 작전이란 낙동강 방어선에서 수세에 몰린 유엔군이 적의 후방 보급선을 단번에 끊어내기 위해 인천에 기습 상륙하는 전략적 역습 작전을 의미합니다. 당시 군..
솔직히 저는 영화 '아일라'를 몰랐습니다. 한국전쟁을 다룬 콘텐츠라면 빠짐없이 챙겨본다고 자부했는데, 터키에서 역대 5위 흥행을 기록한 이 영화를 이제서야 알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1950년 한반도에서 시작된 터키 군인 슐레이만과 전쟁고아 소녀 아일라의 이야기, 그것도 60년 만에 재회하는 실화라는 걸 알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한국전쟁과 터키 군인 슐레이만의 선택6·25 한국전쟁(Korean War)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동족상잔의 비극입니다. 여기서 동족상잔(同族相殘)이란 같은 민족끼리 서로를 죽이는 참혹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 이 전쟁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를 단 네 글자로 압축합니다. 저는 이 땅에서 불과 70여 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그 날 밤 10시, 효력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병사들은 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 하나로 영화 '고지전'이 기존 한국전쟁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와는 다르게 영웅도 없고, 승리의 환호도 없이 끝나는 전쟁 영화. 그게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반전영화로서의 고지전 — 에록고지가 말하는 것영화 '고지전'의 배경인 '에록고지'는 실제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가상의 장소입니다. 이 두 고지는 6.25전쟁 후반, 철의 삼각지대(평강·철원·김화)를 둘러싼 치열한 전투의 핵심 거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어느 쪽도 빼앗길 수 없는 보급로의 목줄 같은 곳이었던 셈입니다.제가 이 영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