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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리뷰 (역사인식, 친일청산, 황기환 지사)

매년 광복절마다 저는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올해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다 보고 난 뒤라 그 먹먹함이 좀 더 오래갔습니다. 유진 초이라는 인물이 허구임을 알면서도, 황기환 지사 같은 실존 인물이 떠올라 꽤 오래 멍하니 있었거든요. 1900년대 초 조선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데이터와 역사적 맥락을 놓고 솔직하게 정리해봤습니다. 미스터 선샤인이 그린 시대, 얼마나 정확한가드라마는 1871년 신미양요(辛未洋擾)부터 1907년 군대 강제 해산까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신미양요란 미국이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빌미로 강화도를 침공한 사건으로, 조선이 외세와 처음으로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인 역사적 분기점입니다. 극 중 어린 유진이 이 전투 한복판에서 살아남아 미국..

영화 리뷰 2026. 8. 15. 00:30
영화 '하얼빈' 리뷰 (역사적 맥락, 촬영 미학, 안중근 기념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남산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수십 번은 남산을 오갔을 텐데도요. 영화〈하얼빈〉을 보고 나서야 다시 그곳을 찾아갔고, 여러번 방문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였지만 감회가 달랐습니다. 단순한 영화 리뷰가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역사적 맥락 — 안중근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영화 〈하얼빈〉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영웅으로만 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불편함이 낯설었습니다.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신화산 전투 이후 포로 석방 장면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만국공법(萬國公法)에 근거해 일본군 포로를 풀어줍니다. 여기서..

영화 리뷰 2026. 7. 25. 09:57
영화 '박열' 리뷰 (아나키즘, 관동대학살, 독립운동가)

1923년 관동대지진 직후 단 3일 만에 무고한 조선인 6천 명 이상이 학살당했습니다. 이 참혹한 사실을 영화 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마주했을 때, 솔직히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죄수복 대신 조선의 관복을 입고 법정에 당당히 걸어 들어간 스물두 살 청년의 이야기, 지금 꺼내봅니다. 아나키즘과 불령사 — 괴짜 청년이 꿈꾼 것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아나키스트 하면 긴 바바리코트에 권총을 든 음울한 테러리스트를 떠올렸습니다. 그만큼 아나키즘(Anarchism)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거죠. 여기서 아나키즘이란 국가 권력과 일체의 강제적 지배를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율적 연대를 최고 원칙으로 삼는 사상입니다. 쉽게 말해 "죄 없는 민중을 억누르는 모든 권력에 저항한다"는 신념인 셈입니다.박열..

영화 리뷰 2026. 7. 23. 00:31
영화 '동주' 리뷰 (저항문학, 변절과 지조, 윤동주의 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동주'를 보기 전까지 저는 독립운동 하면 총을 들거나 만세를 외치는 장면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흑백 화면 속 윤동주가 조용히 시를 써내려 가는 장면을 보면서, 그 고요함이 오히려 더 강하게 가슴을 찌르더군요. 글 한 줄이 어떻게 독립운동이 될 수 있는지, 이 영화가 그 답을 보여줍니다. 독립운동의 또 다른 얼굴 - 저항문학이란 무엇인가혹시 '독립운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저도 처음엔 무장투쟁, 아니면 광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는 모습만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그 외의 방식은 어딘가 소극적이고 덜 용감한 것처럼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영화 '동주'는 그 고정관념에 조용히 균열을 냅니다. 극 중 윤동주는 사촌 송몽규처..

영화 리뷰 2026. 7. 21. 17:55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리뷰 (항거, 열일곱의 유관순, 친일파 인식)

매년 삼일절이 되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저도 그 줄 속에 서 있던 한 사람이었고,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뭔가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옵니다. 감사한 건지, 미안한 건지, 아니면 그 둘이 뒤섞인 건지. 알수 없는 무거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영화 는 제가 그 감정의 정체를 좀 더 분명히 이해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항거 - 우리가 몰랐던 서대문형무소의 1년유관순 열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를 외쳤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는 정도로 답합니다. 저도 그 이상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영화 는 체포 이후의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가 교과서에서 건너뛰었던 마지막 1년을 정면으로 다룹니다.1919년 4월,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을 주도한 유관..

영화 리뷰 2026. 7. 21. 01:11
영화 '영웅' 리뷰 (하얼빈 의거, 동양평화론, 연좌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 그 순간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 바로 그 이후, 마지막 1년의 안중근을 담은 작품입니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질문을 함께 던지는 영화입니다. 하얼빈 의거, 그 전과 후의 맥락영화 은 1908년 제1차 국내 진공 작전에서 시작됩니다. 국내 진공 작전이란 만주와 연해주에 주둔하던 독립군이 국내로 진입해 일본군과 직접 교전을 벌인 무장 독립운동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국경을 넘어 총을 들고 싸운 전면전이었습니다. 안중근은 그 한복판에서 생사를 오가면서도 전쟁 포로를 함부로 죽이지 말 것을 주장했고, 만국 공법을 지키는 장군..

영화 리뷰 2026. 7. 20.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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