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그게 좋은 영화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개봉 당시 한국 최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는 실제로 존재했던 684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1.21사태를 먼저 접했는데, 그 계기가 좀 특별했습니다. 아내, 아이들과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에 자주 오르는데, 그 길목에 1.21사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그 길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역사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1.21사태, 그리고 복수를 위해 태어난 684부대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1968년 1월, 무장 공작원 31명이 휴전선을 넘어 단 5일 만에 청와대 코앞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을. ..
살다 보면 "그때 그 선택만 없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문득 치고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저도 몇 년 전 돌이키기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나서 한동안 그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1999년 작 영화 은 바로 그 감정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기차를 향해 "나 다시 돌아갈래"를 절규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역사적인 명장면으로 손꼽히며 이 장면 하나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역순 구성이 '후회'라는 감정을 완성하는 방식영화는 2000년 현재의 김영호(설경구)가 강물에 뛰어들어 통곡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소풍 나온 사람들 속에서 홀로 절규하는 그 모습은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역순 구성, 즉 미래에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