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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열' 리뷰 (아나키즘, 관동대학살, 독립운동가)

1923년 관동대지진 직후 단 3일 만에 무고한 조선인 6천 명 이상이 학살당했습니다. 이 참혹한 사실을 영화 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마주했을 때, 솔직히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죄수복 대신 조선의 관복을 입고 법정에 당당히 걸어 들어간 스물두 살 청년의 이야기, 지금 꺼내봅니다. 아나키즘과 불령사 — 괴짜 청년이 꿈꾼 것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아나키스트 하면 긴 바바리코트에 권총을 든 음울한 테러리스트를 떠올렸습니다. 그만큼 아나키즘(Anarchism)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거죠. 여기서 아나키즘이란 국가 권력과 일체의 강제적 지배를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율적 연대를 최고 원칙으로 삼는 사상입니다. 쉽게 말해 "죄 없는 민중을 억누르는 모든 권력에 저항한다"는 신념인 셈입니다.박열..

영화 리뷰 2026. 7. 23. 00:31
영화 '동주' 리뷰 (저항문학, 변절과 지조, 윤동주의 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동주'를 보기 전까지 저는 독립운동 하면 총을 들거나 만세를 외치는 장면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흑백 화면 속 윤동주가 조용히 시를 써내려 가는 장면을 보면서, 그 고요함이 오히려 더 강하게 가슴을 찌르더군요. 글 한 줄이 어떻게 독립운동이 될 수 있는지, 이 영화가 그 답을 보여줍니다. 독립운동의 또 다른 얼굴 - 저항문학이란 무엇인가혹시 '독립운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저도 처음엔 무장투쟁, 아니면 광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는 모습만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그 외의 방식은 어딘가 소극적이고 덜 용감한 것처럼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영화 '동주'는 그 고정관념에 조용히 균열을 냅니다. 극 중 윤동주는 사촌 송몽규처..

영화 리뷰 2026. 7. 21. 17:55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리뷰 (항거, 열일곱의 유관순, 친일파 인식)

매년 삼일절이 되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저도 그 줄 속에 서 있던 한 사람이었고,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뭔가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옵니다. 감사한 건지, 미안한 건지, 아니면 그 둘이 뒤섞인 건지. 알수 없는 무거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영화 는 제가 그 감정의 정체를 좀 더 분명히 이해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항거 - 우리가 몰랐던 서대문형무소의 1년유관순 열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를 외쳤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는 정도로 답합니다. 저도 그 이상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영화 는 체포 이후의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가 교과서에서 건너뛰었던 마지막 1년을 정면으로 다룹니다.1919년 4월,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을 주도한 유관..

영화 리뷰 2026. 7. 21. 01:11
영화 '영웅' 리뷰 (하얼빈 의거, 동양평화론, 연좌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 그 순간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 바로 그 이후, 마지막 1년의 안중근을 담은 작품입니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질문을 함께 던지는 영화입니다. 하얼빈 의거, 그 전과 후의 맥락영화 은 1908년 제1차 국내 진공 작전에서 시작됩니다. 국내 진공 작전이란 만주와 연해주에 주둔하던 독립군이 국내로 진입해 일본군과 직접 교전을 벌인 무장 독립운동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국경을 넘어 총을 들고 싸운 전면전이었습니다. 안중근은 그 한복판에서 생사를 오가면서도 전쟁 포로를 함부로 죽이지 말 것을 주장했고, 만국 공법을 지키는 장군..

영화 리뷰 2026. 7. 20. 01:40
영화 '밀정' 리뷰 (의열단, 황옥 밀정 논란, 김원봉)

일제에 현상금 100만 원이 걸렸던 사내가 있습니다. 의열단 단장 김원봉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영화 한 편을 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고, 그 무지가 솔직히 부끄러웠습니다. 2016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은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모티브로, 일본 경찰과 의열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조선인 형사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화려한 액션 없이도 보는 내내 숨이 막혔습니다. 의열단이라는 존재, 왜 우리는 몰랐을까일반적으로 독립운동의 역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한인애국단을 중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영화 의 오프닝을 보고 나서 그 인식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영화는 김상옥 의사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열혈단신(熱血單身), 즉 혼자 몸으로 수십, 수백 명의 일본 순사와 맞서 싸우다 ..

영화 리뷰 2026. 7. 19. 11:17
영화 '암살' 리뷰 (민족말살통치기, 독립운동전술, 친일청산)

1,270만 명. 2015년 영화 이 기록한 관객 수입니다. 저는 이 숫자보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느꼈던 묵직한 감정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오락 영화를 봤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 걸까, 그게 이 영화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 3기, 암살 작전이 시작된 배경영화의 배경은 1933년, 일제강점기 3기입니다. 흔히 이 시기를 민족 말살 통치기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민족 말살 통치란 일본이 조선인의 언어·이름·문화를 강제로 지우고 일본인으로 동화시키려 했던 정책을 의미합니다. 창씨개명 강요, 조선어 교육 금지가 이 시기에 집중된 것도 그 이유입니다.영화를 보기 전에 이 맥락을 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910년부터 1919년까지 이어진 무단 통치기에 일제는 헌병 경찰이 칼을 차..

영화 리뷰 2026. 7. 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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