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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웰컴 투 동막골' 리뷰 (반전 전쟁 영화, 반공 이념, 호국의 의미)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총을 든 저 병사들은 도대체 왜 싸우는 걸까, 라는 질문입니다. 웰컴 투 동막골을 다시 꺼내 본 건 우연이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념이라는 말을 모르던 평범한 사람들이 이념 때문에 죽어간 전쟁. 그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전쟁영화인데 왜 이렇게 웃긴 걸까솔직히 처음 볼 때는 좀 의아했습니다. 분명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인데 劇 전반부 내내 저도 모르게 웃고 있었거든요.1950년 11월, 인천상륙작전 이후 전선이 요동치던 시절. 후퇴하던 인민군 두 명과 부대에서 이탈한 국군 한 명이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습니다. 거기서 만난 건 전쟁이 난 줄도 모르는 마을, 동막골이었습니다. 총이 뭔지, ..

영화 리뷰 2026. 8. 2. 00:50
영화 '국가 부도의 날' 리뷰 (IMF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 비정규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그저 '어른들의 어려웠던 시절'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던 탓에 뉴스 화면 속 낯선 경제 용어들이 무섭게 느껴졌던 감각만 남아 있었을 뿐이었는데, 이제 어른이 된 지금 영화 한 편이 그 기억을 완전히 다른 온도로 되살려 놓았습니다. IMF 외환위기,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몰랐던 것들많은 분들이 IMF 외환위기(1997년 한국 외화 유동성 위기)를 "IMF 때문에 나라가 망할 뻔했다"고 기억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IMF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으로, 쉽게 말해 달러가 급히 필요한 나라에 돈을 빌려주는 글로벌 공공 ..

영화 리뷰 2026. 8. 1. 01:15
영화 '고지전' 리뷰 (반전영화, 프래깅, 국군유해발굴단)

정전협정이 체결된 그 날 밤 10시, 효력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병사들은 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 하나로 영화 '고지전'이 기존 한국전쟁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와는 다르게 영웅도 없고, 승리의 환호도 없이 끝나는 전쟁 영화. 그게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반전영화로서의 고지전 — 에록고지가 말하는 것영화 '고지전'의 배경인 '에록고지'는 실제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가상의 장소입니다. 이 두 고지는 6.25전쟁 후반, 철의 삼각지대(평강·철원·김화)를 둘러싼 치열한 전투의 핵심 거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어느 쪽도 빼앗길 수 없는 보급로의 목줄 같은 곳이었던 셈입니다.제가 이 영화를 ..

영화 리뷰 2026. 7. 31. 01:24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리뷰 (남북우정, 대적관, 김훈 중위 사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분단 영화치고 너무 따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무게가 어디에 있는지를.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의 청년들이 총 대신 웃음을 나누다 끝내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비극이 허구가 아니라 김훈 중위 사건으로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남북 청년의 우정, 그게 진짜 문제였다이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남북 청년들의 우정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달랐습니다. 비현실적이어서 슬픈 게 아니라,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슬픈 이야기라는 거였습니다.영화 속 이..

영화 리뷰 2026. 7. 30. 02:00
영화 '박하사탕' 리뷰 (역순 구성, 광주민주화운동, 후회)

살다 보면 "그때 그 선택만 없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문득 치고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저도 몇 년 전 돌이키기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나서 한동안 그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1999년 작 영화 은 바로 그 감정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기차를 향해 "나 다시 돌아갈래"를 절규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역사적인 명장면으로 손꼽히며 이 장면 하나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역순 구성이 '후회'라는 감정을 완성하는 방식영화는 2000년 현재의 김영호(설경구)가 강물에 뛰어들어 통곡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소풍 나온 사람들 속에서 홀로 절규하는 그 모습은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역순 구성, 즉 미래에서 과..

영화 리뷰 2026. 7. 29. 01:12
영화 '모비딕' 리뷰 (민간인 사찰, 국군보안사령부, 민주주의)

내 카카오톡 대화가 누군가에게 열람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몇 년 전 카카오톡 민간인 사찰 뉴스를 접했을 때 그 불쾌함과 두려움이 오래 남았습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은 바로 그 경험을 1990년대 초반으로 끌어당겨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국군보안사령부가 천 명이 넘는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감시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보면서 내내 '이게 정말 불과 30년 전 이야기구나' 싶어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민간인 사찰, 영화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영화 은 허먼 멜빌의 해양 소설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거대하고 실체 없는 괴물을 쫓는다는 의미인데, 영화 속 기자들이 추적하는 대상이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권력 집단, 즉 '정부 위의 정부'가 언론·정계·사법부를 ..

영화 리뷰 2026. 7. 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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